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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리바야시狸囃子
    모티프/신화 종교 관련 2013. 5. 15. 05:26



    <우타가와 쿠니테루歌川国輝가 그린 혼죠[각주:1] 일곱 불가사의本所七不思議之内 너구리 하야시狸囃子[각주:2] >


     하야시囃子는 흥을 돋우기 위해 내지는 노오能 , 쿄우겐狂言[각주:3], 카부키歌舞伎와 같은 전통예능에서 또는 제례에 연주되는 반주를 말합니다. 주로 북과 피리 징 샤미센三味線 등이 사용되죠. 


    너구리바야시는 이런 하야시 소리가 심야에 들려와 그 소리를 쫓아가도 도망가는 듯이 소리가 멀어져가거나 그 소리가 나는 곳에 도착 했더니 난생 처음 보는 곳에 오게 된다든가 하는 괴이한 현상을 말합니다. 너구리가 변신해 사람을 놀린다는 믿음 덕에 너구리의 소행으로 여겨졌습니다.


    너구리바야시 중에서 치바 현千葉県 키사라즈 시木更津市에 있는 쇼우죠우 사證誠寺[각주:4] 전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쇼우죠우 사 근방엔 대나무 숲이 울창이 우거져 있어 스즈모리鈴森라 불렀다고 합니다. 낮에도 그리 밝지 못하였기에 눈 하나에 동자승처럼 생긴 히토츠메코조우一つ目小僧나 도르래처럼 목이 늘어나거나 목 없이 머리통이 둥둥 떠있는 로쿠로쿠비轆轤首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이런 쇼우죠우 사에 한 스님이 오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정말로 그런 요괴들이 나타났습니다. 스님은 놀라기는커녕 너구리가 사람을 놀래주려고 변신했다는 사실마저 알아차린 게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무섭게 변해도 영 놀랄기미가 없어서 대장 격인 큰 너구리가 어떻게든 저 땡중을 놀라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 가을밤. 스님이 자고 있는데 절 안뜰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닌 밤중에 뭔 소동인가 하고 스님이 보러 갔더니, 우두머리 너구리가 그 커다란 배를 북 삼아 폼포코 폼포코[각주:5] 배를 두드리니 주위의 몇십 마리나 되는 너구리들이 대장 너구리의 하야시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거참 신기하기도 하고 흥이 나기 시작한 스님은 자신이 잘 켜는 샤미센을 정원에 가지고 와서 즐겁게 샤미센을 퉁깁니다. 너구리들은 아니 이렇게까지 하는데 놀라질 않나? 라며 더욱 배를 두드렸습니다. 스님도 커지는 북소리에 내심 약이 올라 더욱 열심히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스님과 너구리 간에 신경전이 계속된 지 나흘째 너구리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정원에 나가보니 큰 너구리가 배가 터져 죽어있지 않겠습니까? 스님은 이를 불쌍히 여겨 너구리를 위해 제사를 치러줬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가난한 남자가 자신을 덫에서 구해주자 차 솥으로 변해 자신을 팔아 돈을 벌라며 은혜를 갚으려한 분부쿠 챠가마分福茶釜와 에히메 현愛媛県에 전해져 내려오는 마츠야마 성松山城을 수호하는 808마리 너구리들의 수장 이누가미 쿄우부隠神刑部[각주:6]와 더불어 일본3대너구리전설日本三大狸伝説에 속합니다.



    이 전설은 동방영나암 1권 "단편만화 요괴 옛날 이야기読み切り 妖怪おとぎ話"의 소재로 사용되었고, 

    관련된 노래로 1924년 노구치 우죠우野口雨情가 쇼우죠우 사가 있는 키시라즈 시에 들렀을 때 전설을 듣고 작사한 것을 이듬해 나카야마 신페이中山晋平가 가사를 붙인 쇼우죠우 사의 너구리 하야시証城寺の狸囃子가 있습니다.[각주:7]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절은 를 쓰고, 동요는 을 씁니다. 






    혼죠 일곱 불가사의에는

    본글에서 소개한 너구리 하야시狸囃子를 비롯


    오이테케보리置行堀 ,
    오쿠리쵸우칭送り提灯,
    오쿠리효우시기送り拍子木,
    아카리나시소바燈無蕎麦,
    아시아라이야시키足洗邸,
    카타하노 아시片葉の葦,
    오치바나키시이落葉なき椎,
    츠가루의 타이코津軽の太鼓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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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의 도쿄 도東京都 스미다 구墨田区입니다. [본문으로]
    2. 바카바야시馬鹿囃子라고도 합니다. [본문으로]
    3. 풍자적인 희극으로 노 다음에 하는 전통예능입니다. [본문으로]
    4. 証誠寺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5. 폼포코ポンポコ는 너구리가 배를 두드리면서 내는 북소리를 가리키는 의성어. [본문으로]
    6. 쿄우부 타누키刑部狸, 팔백팔 너구리八百八狸라고도 합니다. [본문으로]
    7. 북한에선 이를 북악산의 노래로 번안해 부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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