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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에 실린 호라이국(봉래국)
    모티프/신화 종교 관련 2013. 4. 7. 19:39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은 괴담kwaidan에서 자신의 집 토코노마床の間에 걸어둔 족자를 소개하며 봉래국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생명주生明紬에 걸어서 우리 집 도코노마에 걸어둔 일본그림이다. 제목은 '신기루'라고 한다. '신기루'는 '환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신기루는 형태가 확실하다. 여기 보이는 것은 호라이蓬莱라는 선경에서 반짝이는 빛의 문. 저기 보이는 것은 용궁의 달 지붕이다. 그 양식은 (현대의 일본 화가가 그린것이지만) 이천 년 전의 중국 양식이다.


    호라이국에는 죽음과 고통이 없다. 또 겨울도 없다. 피는 꽃은 시들지 않고 결실을 맺은 열매는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만일 그 열매를 한번 먹으면, 평생 다시는 목마르지도 배고프지도 않을 것이다. 또 호라이에는 '상린자' 육합규' 만근탕'등 사백네 가지 병을 고치는 신령한 풀이 자란다. 뿐만 아니라, 죽은 이를 소생시키는 '양신자'라는 마법의 풀도 자라고있다. 이 풀은 한번 먹으면 평생 늙지 않는다는 영수靈水로 키운다. 호라이에 사는 사람은 매우 작은 밥그릇으로 쌀밥을 먹는다. 그 그릇에 든 밥은 아무리 먹어도 먹는 사람이 배부를 때까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또 호라이에 사는 사람은 매우 작은 잔으로 술을 마신다. 그 잔은 아무리 마셔도, 마시는 사람이 거나하게 취할 떄까지 결코 바닥나지 않는다.


    (중략)


    서쪽 나라에서 불어온 사악한 음풍이 호라이 섬 위를 휘몰아치고 있다. 슬프도다! 영묘한 대기는 점차 옅어져간다. 지금은 간신히 일본의 산수화가가 그린 풍경 속, 기다린 빛의 구름 띠처럼 조각이 되고 띠가 되어 떠돌 뿐이다. 그 한 벌 띠구름 아래, 호라이는 이제 구름 아래에서만 존재한다. 그 이외의 곳에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호라이의 다른 이름은 신기루라 한다. 신기루란 손에 닿을 수 없는 환상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환상은 이제 사라지려 하고 있다. 그림과 노래와 꿈속이 아니면 이제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려는 듯이.


    - 심정명님이 옮기시고 출판사 생각의나무에서 출판한 괴담怪談 호라이에서



    2013/04/07 - [역사, 종교] -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에 실린 호라이국(봉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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