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Quo vadis, Domine?

안니발레 카라치Annibale Carracci의 Domine Quo Vadis

 한때 자기보신을 위해 믿음을 저버리고 예수님을 모른다라고 했던 사도 베드로에게 깨우침을 주려는 예수님에게 베드로가 던지는 성경의 명장면 중 하나로 명화와 미디어매체의 소재가 된 Quo Vadis는 어디로 가십니까? 라는 뜻입니다. 

 이 질문을 던지는 베드로와 몸소 깨닫게 해주려 하시는 예수님의 문답은 외경을 포함하면 총 2번 나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하면서 미디어 매체에서 자주 채택되는건 외경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가장 처음에 나오는 장면은 요한 복음서 13장. 제자들의 발을 씻기어 주시고 유다가 배신할 것을 말하고 새로운 계명을 내리신 다음.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까지 세번이나 모른다고 한다는 장면입니다. '어디로 가십니까?'보다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모른다 할 것'이 더 충격적이기에 이쪽을 더 강조합니다.

36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37 베드로가 다시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 하자,  38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36 Dicit ei Simon Petrus: "Domine, quo vadis?". Respondit Iesus: " Quo vado, non potes me modo sequi, sequeris autem postea ".  37 Dicit ei Petrus: " Domine, quare non possum te sequi modo? Animam meam pro te ponam ".  38 Respondet Iesus: " Animam tuam pro me pones? Amen, amen dico tibi: Non cantabit gallus, donec me ter neges.

외경인 베드로 행전Actus Petri cum Simone은 기원후 2세기경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며 외경 사도 요한 행록을 참조한 것으로 봅니다. 베드로 행전에서 유래한 전설이 꽤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시몬과 베드로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시몬 마구스. 마술사 시몬은 하늘을 날지도, 베드로와 이능력 배틀물을 찍지도 않습니다.

(사마리아의 필리포스가 그리스도교를 사마리아에 퍼트렸다.) 9 그 고을에는 전부터 시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마술을 부려 사마리아의 백성을 놀라게 하면서 자기가 큰 인물이라고 떠들어 댔다. 10 그리하여 아이에서 늙은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사람이야말로 ‘위대한 힘’이라고 하는 하느님의 힘이다.” 하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11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 것은 그가 오랫동안 마술로 그들을 놀라게 하였기 때문이다. 12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한 복음을 전하는 필리포스를 믿게 되면서,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세례를 받았다. 13 시몬도 믿게 되었다. 그는 세례를 받고 필리포스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여러 표징과 큰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였다. 14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그들에게 보냈다. 15 베드로와 요한은 내려가서 그들이 성령을 받도록 기도하였다. 16 그들이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뿐, 그들 가운데 아직 아무에게도 성령께서 내리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17 그때에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18 시몬은 사도들의 안수로 성령이 주어지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돈을 가져다 바치면서, 19 “저에게도 그런 권능을 주시어 제가 안수하는 사람마다 성령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각주:1] 20 베드로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그대가 하느님의 선물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니, 그대는 그 돈과 함께 망할 것이오. 21 하느님 앞에서 그대의 마음이 바르지 못하니, 이 일에 그대가 차지할 몫도 자리도 없소. 22 그러니 그대는 그 악을 버리고 회개하여 주님께 간구하시오. 혹시 그대가 마음에 품은 그 의도를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오. 23 내가 보기에 그대는 쓴 쓸개즙과 불의의 포승 속에 갇혀 있소.” 24 그러자 시몬이 대답하였다.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일이 저에게 벌어지지 않도록 저를 위하여 주님께 간구해 주십시오.”

9 Vir autem quidam nomine Simon iampridem erat in civitate magias faciens et dementans gentem Samariae, dicens esse se aliquem magnum;  10 cui attendebant omnes a minimo usque ad maximum dicentes: "Hic est virtus Dei, quae vocatur Magna".  11 Attendebant autem eum, propter quod multo tempore magiis dementasset eos.  12 Cum vero credidissent Philippo evangelizanti de regno Dei et nomine Iesu Christi, baptizabantur viri ac mulieres.  13 Tunc Simon et ipse credidit et, cum baptizatus esset, adhaerebat Philippo; videns etiam signa et virtutes magnas fieri stupens admirabatur.  14 Cum autem audissent apostoli, qui erant Hierosolymis, quia recepit Samaria verbum Dei, miserunt ad illos Petrum et Ioannem;  15 qui cum descendissent, oraverunt pro ipsis, ut acciperent Spiritum Sanctum:  16 nondum enim super quemquam illorum venerat, sed baptizati tantum erant in nomine Domini Iesu.  17 Tunc imposuerunt manus super illos, et accipiebant Spiritum Sanctum.  18 Cum vidisset autem Simon quia per impositionem manuum apostolorum daretur Spiritus, obtulit eis pecuniam  19 dicens: "Date et mihi hanc potestatem, ut cuicumque imposuero manus, accipiat Spiritum Sanctum".  20 Petrus autem dixit ad eum: "Argentum tuum tecum sit in perditionem, quoniam donum Dei existimasti pecunia possideri!  21 Non est tibi pars neque sors in verbo isto; cor enim tuum non est rectum coram Deo.  22 Paenitentiam itaque age ab hac nequitia tua et roga Dominum, si forte remittatur tibi haec cogitatio cordis tui;  23 in felle enim amaritudinis et obligatione iniquitatis video te esse".  24 Respondens autem Simon dixit: "Precamini vos pro me ad Dominum, ut nihil veniat super me horum, quae dixistis".

 그런데 베드로 행전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환시를 통해 '로마를 타락시킨 마술사 시몬'과 싸우고자 로마로 가게 됩니다.(5장) 그 이후로 베드로는 시몬의 집에 찾아가 시몬의 집 개에게 사람 말을 하게 하고, 심지어 뒷 두발로 걷게 해 자기가 왔음을 시몬에게 알립니다(9장) 사람들이 다른 기적을 요구하자 훈제 생선을 헤엄치게 하는 기적을 선보이고(13장) 시몬보다 더 위대한 베드로의 출현에 로마 사람들을 시몬을 추방합니다(14장) 베드로는 이후로도 시몬을 벙어리가 되게 하거나 시몬은 사람들을 꼬드겨 베드로에게 죄를 덮어 씌우려 하고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며 기적을 겨루는 모습을 보입니다.

많은 로마 사람들은 이 둘의 믿을 수 없는 기적과 마술을 보고 즐기는데, 32장에 이르러서 시몬은 자기가 위대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늘로 떠오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기도하자 시몬은 높은 하늘에서 떨어져(죽지는 않고) 두 다리가 부러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몬을 믿었던 사람들은 배신감에 시몬에게 돌을 던졌습니다.

만화나 게임 등에서 묘사되는 시몬과 베드로의 일화는 이쪽이죠. 

그리고 이렇게 많은 주목를 얻은 베드로는 로마에서 많은 그리스도 신자를 확보하는데요. 그중에는 로마 집정관의 네 첩. 아그리피나Agrippina 니카리아Nicaria 에우페미아Euphemia와 도리스Doris가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베드로의 설교를 받아들였고 순결하기로 서원합니다. 이에 당시 집정관인 아그리파는 크게 분노했고, 이와 유사한 일이 로마 각 가정에서 벌어졌습니다.

 아그리파와 유사한 경험을 한 알비누스가 아그리파에게 베드로를 벌주자고 청원합니다. 그때 알비누스의 아내인 크산티페Xanthippe가 베드로와 그를 돕는 이들에게 사람을 보내 베드로를 도망가게 도와줍니다. 로마 성문을 벗어난 뒤 얼마 뒤 베드로는 로마로 들어가려는 예수님의 환시를 보게됩니다. 

이를 본 베드로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Domine, Quo Vadis?"라 묻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려고 로마로 가는 길이다.Eo Romam Iterum crucifigi"라 대답하시고

베드로가 "주님, 십자가에 다시 못박히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베드로야.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박힐 것이다.”라고 대답하시고 하늘에 오르는 환시를 보고는 로마에 순교하러 돌아갑니다. 군인들에게 붙들린 베드로는 거꾸로 십자가형에 처해지길 청했고 십자가에 못박힌 상태로 사랑과 신앙에 관한 설교를 하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아멘이라 답하자 죽었다고 합니다.

베드로 행전의 이 구절이 정말로 있었는지 의문입니다만, 당시 신도들에게는 큰 인상을 주었는지 베드로가 로마로 못박혀 죽고자 가는 예수님을 본 곳이라는 곳에 흔히 쿠오바디스 성당이라고 부르는 Sanctae Mariae in Palmis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성당에는 예수님 발자국으로 여겨지는 성유물이 있는데, 이 성유물 대로라면 예수님의 발은 약 270mm라고 합니다.

 또, 이 성당에는 동명의 소설 Quo Vadis를 쓴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Henryk Sienkiewicz의 업적을 기념하여, 헨리크의 흉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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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절과 19절에서 성직매매를 뜻하는 (영)Simony/(라틴어)Simonia가 유래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