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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로하. 이로하 우타いろはうた
    모티프/유래 역사 관련 2015. 4. 23. 23:42

    이로하 노래[각주:1]는 いろはにほへと ちりぬるを로 시작되는 노래와 그 노래에서 유래하여 첫걸음 기본 등을 뜻하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의 표기를 사용합니다.

     아름다운 꽃[각주:2]도 언젠가 지기에 

    이세상 그 누군들 영원하리오. 

    덧없는 속세 깊은 산을 오늘 넘으며 

    얕은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 않으리오.

    色は匂へど 散りぬるを
    我が世誰そ 常ならむ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す

    いろはにほへと ちりぬるを

    わかよたれそ つねならむ

    ゐのおくやま けふこえて

    あさきゆめみし ゑひもせす

    일반적인 이로하 노래いろはうた 

    위의 표기는 현재는 발음이 통합되거나 실제 말하는 것과 괴리가 있고, 사용하지 않는 글자가 있기에, 간혹 다음과 같은 표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로하니오에도 치리누루오

    와가요다레조 츠네나람

    우이노오쿠야마 쿄우코에테

    아사키유메미지 요이모세즈

    いろはにおえど ちりぬるを 

    わがよたれそ つねならん 

    ういのおくやま きょうこえて 

    あさきゆめみし えいもせず



    일본 중학교 검정교과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표기를 사용합니다.

    色はにほへど 散りぬるを 

    我が世たれぞ 常ならむ

    有為の奥山 今日越えて

    浅き夢見じ 酔ひもせず




    이로하는 일본 진언종真言宗의 교조인 쿠우카이空海가 쓴 걸로 유명한 노래로, 불교의 진리를 보다 쉽게 혹은 축약하여 빗댄 노래다라며 널리 알려진 노래입니다. 이로하 우타는 11세기 무렵부터 일본어를 쓰고 읽는데 쓰이는 교재 중 하나로 사용되어. 쓰인 히라가나 순서에서 따와 순서를 매기는 이로하 순서いろは順나 첫걸음이나 기초라는 뜻을 가지게 됩니다.

    이로하에 대해 '쿠우카이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전설로 실제로는 정확한 저자는 아무도 모른다가 정설입니다. 이로하는 금광명최승왕경음의金光明最勝王經音義[각주:3] [각주:4]라고 하는 책 중 11세기에 성립된 책에서 글읽기 훈련용으로 쓰여있던 것이 가장 오래된 사료입니다.

     당시 일본에서 글을 쓴다고하면 우리네 향찰처럼 한자마다 발음을 부여해 표기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다음은 그 표기이자 현존하는 사료중 가장 오래된 이로하 표기입니다.

    以呂波耳本へ止 

    千利奴流乎和加 

    餘多連曽津祢那 

    良牟有為能於久 

    耶万計不己衣天 

    阿佐伎喩女美之 

    恵比毛勢須

    以呂波耳本へ止 千利奴流乎

    和加餘多連曽 津祢那良牟

    有為能於久耶万 計不己衣天

    阿佐伎喩女美之 恵比毛勢須

     원래 쓰여있던 모양새

     통용되는 표기에 맞춰 표기




    사실 쿠우카이가 이로하의 원작자로 알려진 것은 당시에 이미 그렇게 잘못 알려져있었기 때문입니다. 금광명최승왕경음의로부터 조금 뒤 시기이자 카마쿠라 시대인 13세기 경에 살았떤 우라베노 카네카타卜部兼方[각주:5]가 일본서기에 주석을 달아 쓴 책 석일본기釈日本紀에서 '이로하는 쿠우카이가 썼다'라고 설명하기도 했거든요.


     이로하를 잘 살펴보면 불교는 잘몰라도 적어도 불교적인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한데, 유심히 살펴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無常이라는 바가 쏙쏙 배여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불교계는 이로하 우타의
    첫 번째 구절인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 지기에'는 모든 것은 항상 같지 않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뜻하는 말이고

    두 번째 구절인 '이세상 그 누군들 영원하리오.'는 무릇 태어나고 죽는 것은 정해져 있다는 시생멸법是生滅法을 

    세 번째 구절인 '덧없는 속세 깊은 산을 오늘 넘으며'는 불법을 통해 죽고 사는 번뇌에서 벗어남을 이르는 생멸멸이生滅滅已를 

    마지막 구절인 '얕은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 않으리오.'는 깨달음을 얻어 최상의 행복을 느끼는 적멸위락寂滅爲樂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해석 때문에, 이로하는 무상함을 모든 글자를 통하여 설명해 낸 지극히 종교적이며 예술적인 문장이다. → 이렇게 만들 수 있는건 매우 뛰어난 불법과 문장 실력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 이 조건에 부합하는 건 쿠우카이 뿐이다. 라는 식으로 인식이 전환되어, '쿠우카이의 이로하'로 널리 알려졌다고 일본의 국어학자이자 이로하를 연구한 코마츠 히데오小松英雄가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후술할 이유와 더불어 이로하 노래는 쿠우카이는 아니지만, 진언종의 한 승려가 지어냈으리라 추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로하는 7/5 구조로 이루어져있는데, 쿠우카이가 살아있을 무렵에는 이러한 구조의 노래는 존재하지 않았고, 앞서 설명한 일본어의 한자를 빌어 표기하는 방법이 쿠우카이가 살아있을 무렵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점에서 승려가 적었음을 추정하는거죠.



     그리고 조금은 다르지만, 11세기에 살았던 진언종 승려인 카쿠반覚鑁은 밀엄제비석密厳諸秘釈이라고 하는 자신의 저서에서 '(쿠우카이가 만든)이로하는 설산게雪山偈[각주:6]를 유래로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로하를 독자적인 노래가 아니라 설산게를 일본 글자를 활용한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설산게에 해당하는 원문은 매우 길기에 접어둡니다.



    아무튼. 이로하는 약 천년간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이기도 해서 많은 곳의 지명의 유래가 되기도 하고, 순번이나 등급을 나눌 때에도 사용했으며, 노래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리듬게임이나 어레인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알고 계시는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 지기에色は匂へど散りぬるを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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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하 이로하로 통칭 [본문으로]
    2. 옛부터 일본에서는 꽃이 핀 것을 '색에서 냄새가 난다色が匂ふ(이로가 니오우)'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본문으로]
    3. 금광명최승왕경은 금광명경Suvarna-prabhāsa-sūtra의 한역본으로, 인도의 승려였던 담무천曇無讖이 번역했다고 전해집니다. 북방불교에서 금광명경은 인왕경仁王經 , 법화경法華經과 더불어 호국삼부경護國三部經이라 불리며 널리 읽힙니다. 일본의 많은 종파들은 한역본 중 의정이 번역한 금광명경을 주로 봅니다. [본문으로]
    4. 음의音義는 불교 경전 등에서 쓰인 말에 대한 발음과 해설을 적은 책을 말합니다. [본문으로]
    5. 야스카타라고도 읽습니다. [본문으로]
    6. 무상게無常偈라고도 [본문으로]
    7. 제석천이 부처의 설법을 듣고는 '좋은 말씀을 하시긴 하는데 말만 하는 놈들이 많으니 좀 그렇네요'라는 투로 이야기를 합니다. [본문으로]
    8. 대설산大雪山. 히말라야를 말합니다. [본문으로]
    9. 번역은 동국대학교 한글대장경 대열반경 K.10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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