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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과 야채는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
    모티프/유래 역사 관련 2015. 3. 26. 19:51

     간혹 보다보면 결혼結婚은 일본어 혹은 일본식 조어인 켓콘結婚로 일제의 잔재로, '본래 우리나라 말인' 혼인婚姻을 내쫓고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일제의 잔재인 결혼을 지양하고 혼인이라는 말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종종 보입니다. 이런 비슷한 주장으로 야채結婚일본어 야사이野菜에서 온 말로, 채소菜蔬가 옳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그네들의 의견과 주장대로라면 일본말(한자)이 조선왕조실록에서 기록되어 있을리가 없고, 그나마도 선조실록이나 고종-순종실록시기에 자주 나와야 해야 합니다.



    결혼과 혼인가 쓰인 정도. 

    혼인이 압도적으로 많으나 결혼은 태조실록에서부터 꾸준히 사용되었다.





    야채와 채소 그리고 소채가 쓰인 정도.

    소채가 62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결혼은 태조실록에서 순종까지 꾸준히, 마찬가지로 야채 또한 세종실록에서 순종까지 사용된 바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말이라고 주장하는 '혼인'과 '채소'에 비하면 그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긴 하지만, '일제잔재론'에서 말하는 시기 이전부터 사용된 한잣말이죠.


     '결혼'과 '야채'는 일본에서는 근대[각주:1]에 들어서면서 사용한 말로 보며, 어원에 대하여 '순수한 일본어가 아닌 한잣말'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합니다.

    결혼結婚이라는 한잣말 유래에 대해서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옛 중국에서는 결혼식을 어둑어둑할 때昏에 했는데, 신부女가 어둑해질 때에 무렵에 옴으로써, 두 가문이 맺어지는 것結에서 유래한 말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야채의 경우, 세종, 성종, 중종실록에 사용된 바가 있는데요. 이 시대에 일본에서는 '야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前栽[각주:2]나 靑物[각주:3]등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채소'와 비슷한 말인 소채蔬菜[각주:4]는 그 이후에 사용하였습니다.




    이러한 말이 '일제시대때 전해져 자리잡은 일본어 잔재'라면 등장시기가 너무 이릅니다. 그런 논리라면 '야채'보단 '청과물靑果物'이 일제의 잔재에 더 합당해보입니다. 정말 결혼과 야채가 일제의 잔재일까요?


    1. 일본에서 근대近代는 메이지 시대 이후를 말함 [본문으로]
    2. 젠자이センザイ [본문으로]
    3. 아오모노あおもの [본문으로]
    4. 소사이ソサ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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