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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익조 比翼鳥모티프/신화 종교 관련 2015. 7. 31. 21:55비익조는 연리지와 더불어 정다운 한 쌍을 빗댈 때에 거론되는 신령스러운 새입니다. 일반적으로 당현종과 양귀비간의 사이를 빗댄 시에서 나온 걸로 유명한데요.
비익조는 중국의 온갖 신화와 전설이 혼합된 지리박물서인 산해경에도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산해경의 서산경 중 서차3경과 해외남경에서 나오는데, 우리가 잘 알고있는 '암수는 한쪽 날개밖에 없어 둘이 꼭 붙어 난다는 것'외로도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는 조금 다른 특징이 제시됩니다. 한번 보시죠. 2
<서차3경> 이 산맥에 속하는 첫머리는 숭오산崇吾山이다. 이 산은 황하 남쪽에 있다. 그 봉우리에 서서 보면 북쪽으로는 총수산冡遂山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요택䍃澤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천제께서 짐승을 잡아 묶었다고 하는 언덕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연연䗡淵이 보인다.
이 산에는 특이한 나무가 있다, 그 잎은 둥글고 꽃받침이 희며, 붉은 꽃을 피우는데, 검은 무늬가 있다. 그 열매는 탱자와 닮았는데, 사람이 먹으면 자손이 번창하게 된다.
이 산에는 거보舉父라고 하는 짐승이 산다. 꼭 원숭이를 닮았으나 팔과 꼬리에는 반점이 있고, 그 꼬리가 표범과 같으며 스스로를 쓰다듬는 버릇을 가지고 있고 사람에게 돌을 집어 던진다.
이 산에는 만만蠻蠻이라고 하는 새가 산다. 생김새는 꿩 같지만 날개와 눈이 하나뿐이어서 둘이 합해야만 날아갈 수 있다. 이놈이 나타나면 물난리가 난다. (하략)
《西次三經》之首,曰崇吾之山,在河之南,北望冡遂,南望䍃之澤,西望帝之搏、獸之丘,東望䗡淵。有木焉,員葉而白柎,赤華而黑理,其實如枳,食之宜子孫。有獸焉,其狀如禺而文臂,豹虎而善投,名曰舉父。有鳥焉,其狀如鳧,而一翼一目,相得乃飛,名曰蠻蠻,見則天下大水。
산해경 서산경 초두
땅은 동서남북상하 만물을 싣고, 해와 달은 사해 안을 비추며, 별들은 하늘에서 반짝이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1년을 사계절로 나누며, 년이 있어 시간을 바로잡는다. 이 대지에서 자라나는 만물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요절하기도 하고, 장수하기도 하는데, 이는 성인만이 그 요묘한 비밀을 알 수 있다.
해외海外는 서남쪽 모퉁이에서 동남쪽 모퉁이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결흉국結胸國은 해외의 서남쪽에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가슴胸이 뭉쳐져結 있다.
남산南山은 결흉국의 동남쪽에 있다. 이 산에서 온 사람들은 벌레蟲를 뱀蛇이라하고, 뱀蛇을 물고기魚라 한다.
비익조比翼鳥는 그 동쪽에 살고 있다. 비익조는 붉은 털이 나 있는 것과 푸른 털이 나있는 것이 있다. 어느쪽이든 날개가 하나밖에 없다, 혼자서는 날아오를 수 없고, 두 마리가 몸을 합하여야 비로소 날아 오를 수 있다. (하략)
地之所載,六合之間,四海之內,照之以日月,經之以星辰,紀之以四時,要之以太歲,神靈所生,其物異形,或夭或壽,唯聖人能通其道。海外自西南陬,至東南陬者。結胸國在其西南,其為人結匈。南山在其東南。自此山來,蟲為蛇,蛇號為魚。一曰南山在結匈東南。比翼鳥在其東,其為鳥青、赤,兩鳥比翼。一曰在南山東。
산해경 해외남경 초두
고대 중국의 유의어 사전인 이아爾雅에서도 비익조 比翼鳥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여기서는 '만만'이 아니라 '겸겸鶼鶼'이라고 합니다. 이 '겸鶼'이라는 한자는 비익조를 의미하는 한자입니다. 같이兼 날아야만 나는 새鳥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아爾雅 권9 석지釋地 오방五方
삼국지나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위-서진의 인물 장화가 쓴 박물지에도 나오는데, 좋은 일의 징조이자 장수를 누리게 하는 새로 묘사됩니다.
숭구산에는 새가 있는데, 다리 하나 날개 하나 눈 하나로 서로 의지해야만 날 수 있다. 이 새의 이름을 맹虻이라 한다.이 새가 나타나면,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며, 새의 등에 올라타게 되면 1,000세 장수한다고 한다. 이 비익조는 하나는 파랗고 하나는 벌건데, 심우산에 산다고 한다.
崇丘山有鳥,一足,一翼,一目,相得而飛,名曰虻,見則吉良,乘之壽千歲。比翼鳥,一青一赤,在參嵎山。
박물지博物志 권3 이조異鳥
중국의 기이한 풍습인 전족에 대해 설명할 때 빠지지않는 사료중 하나인 원나라 이세진이 쓴 낭환기에서도 비익조에 대해 설명하는데, 여기서는 불사조의 특성도 들어가 있습니다.
남쪽에는 비익조比翼鳳가 사는데, 날다가 먹이를 쪼아먹기 위해 멈추어도 둘이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고한다.
수컷雄은 야군野君. 암컷雌은 관휘觀諱라 한다. (중략) (이 새는)죽으면 다시 살아나며 반드시 한 곳에서 산다.
南方有比翼鳳,飛止飲啄,不相分離。雄曰野君,雌曰觀諱,死而復生,必在一處
원나라 이세진伊世珍의 낭환기瑯環記에서
흔히 우리가 아는 것처럼 서로 사랑해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깨가 쏟아지는 짝에 빗대는 것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쓴 장한가長恨歌의 마지막에서 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의 사랑을 묘사하는 것에서 따왔습니다.
칠월칠석 장생전에서
인적없는 깊은 밤 속삭이셨던 말.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
천지 영원하다해도 다할 날 있겠지만
이 한 끊기지 않으리
七月七日長生殿,夜半無人私語時。
在天願作比翼鳥,在地願為連理枝。
天長地久有時盡,此恨綿綿無絕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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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Yang_Gui-fei_by_Takaku_Aigai.jpg [본문으로]
- 번역은 출판사 ANTIQUUS에서 나온 산해경 참조 [본문으로]
- 가자미 [본문으로]
- 공공거허는 하얀 말처럼 생긴 짐승 [본문으로]
- 상반신은 쥐 하반신은 토끼처럼 생긴 동물 [본문으로]
- 노자에서도 나옴. [본문으로]
- 꼬리가 없이 머리가 두개인 뱀으로, 한쪽 머리는 가짜같고 생긴 이상하지만 앞뒤 자유로이 움직이며 한쪽 머리가 먹으면, 다른쪽 머리가 먹는다고 함. 에도시대 일본에서 목격담 존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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