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때를 뒤집어 쓴 아가씨 하치카즈키 鉢かづき姫모티프/신화 종교 관련 2013. 7. 29. 07:33
카와치노 쿠니河内国의 카타노交野 인근에 네야가와무라寝屋村 1 빗츄우노카미備中守 2 후지와라노 사네타카藤原実高라고 하는 부호長者 3가 있었습니다.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 네야의 부자寝屋の長者 4라 불렀습니다. 부인은 셋츠노 쿠니摂津国 5의 나루미노사토鳴海里의 아시야노 쵸우다유우芦屋長太夫의 딸로 열여섯살에 시집 온 테루미照見 6입니다. 7
이 부부는 책과 와카를 읊고 풍류를 즐길 줄 알며 행복하고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살았습니다만 도무지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야마토노 쿠니大和国에 있는 하세 사 8長谷寺로 가서 관음보살에게 부디 아이를 내려주십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참배를 하던 어느날 꿈자리에서 관음보살께서 한 여자아이를 주시더니 바리떄鉢를 뒤집어 씌우라고 했습니다. 9 10
관음보살꼐서 점지해주신대로 부부는 여자아이를 얻게됩니다. 하츠세 사初瀬寺에서 점지받은 아이라 하여 그 아가씨에게 하츠세初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가씨는 부모를 닮아 매우 아름다웠으며 머리도 영특했습니다. 테루미는 이런 자신의 딸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걸 가르쳤습니다. 아가씨가 13살 되던 해에 어머니 테루미는 큰 병을 얻어 앓아 눕습니다.
그리곤 딸을 불러다가 "불쌍한 아이로구나. 내가 하다못해 17살 18살이 될 때까지 살아 너를 더 보살펴야 하는데, 이렇게 죽게되다니 너가 너무 걱정되어 죽어도 죽을 것 같지 않구나." 그 말을 한 테루미와 하인과 하츠세는 눈물바다가 되었죠. 테루미는 어느 한 상자를 열어 바리때를 꺼내더니 꿈에 관음보살님이 말한 것처럼 하츠세에게 바리때를 씌웠습니다. 그리곤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고 맙니다.
사네타카는 아내는 죽고 딸아이는 벗겨지지 않는 바리때를 쓰고있으니 크게 놀라고 어떻게든 벗겨보려고 했으나 벗겨지지 않아 크게 낙심하고는 사람이 변해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언제까지고 남자 혼자 살기는 그렇지 않은가?"라며 집안도 괜찮고 소문으로는 꽤나 성품도 좋다고 하는 여자를 후처로 들였습니다. 하지만 이 계모는 실은 성품이 아주 못되먹었습니다.
발우를 뒤집어 쓴 아가씨 하츠세를 보고는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애구나 여기다가 얼마지 않아 아가씨를 미워하고 험담을 꾸며내어 사네타카에게 비정상한 아이네 뭐네 하면서 하치카즈키鉢かづき라 부르며 괴롭혔습니다. 아버지 사네타카는 처음에는 안그랬지만 후처에게 코가 꿰여 후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딸아이를 장애인 취급하고 괴롭혔습니다.
이런 괴롭힘에 하츠세는 어머니의 묘로 가 계모는 자신을 싫어하고 아버지마저 계모에게 속아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그저 슬퍼하였습니다. 계모는 이 모습을 보고 "저 요먕한 계집이 죽은 어미의 영력으로 우리를 저주하는게 틀림없어요."라며 아비에게 바람을 넣었습니다. 사네타카는 "저런 요망하고 괴상망측한 계집은 더이상 우리집에 있을 수 없다."라며 내쫓아버렸습니다.
불쌍하게도 질 나쁜 옷 하나만 겨우 걸치고 내쫓긴 하치카즈키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으니 차라리 죽어 어머니와 같이 있겠다며 어느 강가에 뛰어들었지만 바리때 때문에 죽지 않고 살아났습니다. 젖은 옷을 말리고 그저 정처없이 떠돌아 다닌 하치카즈키는 어디를 가더라도 머리에 씌워진 바리때 떄문에 사람들이 도망가거나 돌팔매를 당했습니다.
어느때처럼 어느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돌팔매를 맞던 도중 인근을 지나가던 산인山陰의 츄우죠우中将 11가 이를 보곤 하치카즈키를 불쌍히 여겨 거둬들였습니다. 하치카즈키는 중장의 집에서 목욕 불을 때고 목욕탕을 청소하는 하녀로써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험한 일을 해본적은 없지만 자신을 거둬준 중장을 위해 열심히 일 하였습니다. 12
하루는 불을 때던 도중 독신인 중장의 넷째 아들曹司이 하치카즈키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넷째 아들은 조정에서 재상宰相으로 미청년에 마음이 매우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죠. 넷째 아들은 열심히 일을 하는 하치카즈키를 보고 마음에 들어 어쩌다가 바리때를 뒤집어 쓰게 되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습니다. 13
자초지종을 듣고보니 넷째 아들은 하치카즈키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넷째 아들은 밤이면 밤마다 하치카즈키가 있는 마굿간을 다녔고 두사람의 사랑이 무르익었습니다. 하루는 하치카즈키가 넷째 아들이 들고 온 피리를 부는데 눈물이 날정도로 듣기 좋은 연주에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니 넷째 아들은 하치카즈키가 무슨 이유가 있겠지만 필경 어느 지위 높은 집안의 딸이었겠구나 확신을 가지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합니다. 14
이런 행태가 다른 사람에게 눈에 띄여 중장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중장은 가족 전부를 부른 다음 넷째아들에게 정말로 하치카즈키를 마음에 들어하는지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넷째아들은 그렇다고 했으나 그의 형이나 형수들은 반대했습니다. 중장은 "저런 괴물같은 하치카즈키에게 더이상 다가가지 말거라."라며 언질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넷째 아들은 "저는 그녀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녀를 내쫓으신다면 저도 그녀를 따라 집을 떠날겁니다. 들판이든 산속이든 어디든 같이 가서 살겁니다."라고 되려 굳은 결심을 내보이니 중장의 아내는 저런 괴물같은 계집을 며느리로 받을 수 없다며 얼른 괜찮은 신부감들을 모색했습니다.
중장의 아내가 모은 신부 후보들이 모두 모여, 아내로 적합한지 서로 뽐내는 날이 되었습니다. 신부 후보들은 저마다 거문고琴와 노래와 같은 교양을 뽐내었죠. 이를 본 하치카즈키가 관음보살에게 기도를 올리니 여태까지 벗겨지지 않던 바리때가 떨어졌습니다. 바리때에선 깜짝 놀랄정도로 엄청난 양의 금은 보화가 나오고, 바리때가 벗겨진 하츠세의 맨얼굴이 드러났습니다. 15
이걸 본 넷째 아들은 얼른 신부 후보들이 서로 뽐내는 장소로 가서 하츠세를 소개하고 하츠세의 교양을 뽐내도록 하였습니다. 매우 많은 신부 후보들이 있었지만 그 어느 아가씨들도 거문고와 피리 그리고 노래 어느 것 하나 하츠세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바리때가 머리에서 벗겨진 하츠세는 중장의 넷째 아들과 결혼하게 되었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훗날 하세 사에 참배하러 간 하츠세는 열심히 기도하는 어느 중을 보게됩니다. 그 중이 열심히 기도를 하고 경을 읊고는 혼잣말로 "내 딸 하치카즈키가 아직 이 세상에 있다면 다시금 한번 만나 그동안 잘못 했던걸 사과하고 싶구나."라고 하는걸 들었습니다. 그 중은 하츠세를 내쫓은 아버지 사네타카였습니다.
하츠세는 아버지에게 여지껏 있었던 아버지를 말하고 아버지를 용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집으로 며서 효도를 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2013/08/12 - [동방프로젝트] - 동방휘침성 4면 ~ EX 캐릭터 모티브 추정
- 지금의 오사카大阪 동쪽 지방 [본문으로]
- 지금의 오사카 부의 네야가와 시寝屋川市 [본문으로]
- 빗츄우노쿠니備中国를 다스리는 관직 빗츄우노쿠니는 지금의 오카야마 현岡山県 서부지방 [본문으로]
- 그림동화책 등에서는 그냥 부호長者 [본문으로]
- 일어로 네야노 쵸우시ネヤノチョウシ [본문으로]
- 지금의 오사카 북부와 효고 현兵庫県 동남부 일대 [본문으로]
- 책에 따라 설명 자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본문으로]
- 지금의 나라 현奈良県 일대 [본문으로]
- 간혹, 하세 사의 고칭인 하츠세 사初瀬寺 [본문으로]
- 혹은 그냥 아이를 점지해주거나 13살이 되면 바리때에 보물을 넣어 머리에 뒤집어 씌우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 산인 지방山陰地方. 대체로 시대에따라 범위가 다르지만 크게 톳토리 현鳥取県과 시마네 현島根県, 여기에 야마구치 현山口県 북부를 포함한 경우와 교토에서 시마네현 일대를 말합니다. [본문으로]
- 군중과 천황을 수호하는 코노에후近衛府의 둘째가는 관직인 중장中将 [본문으로]
- 조우시ゾウシ라 하여 가문을 아직 잇지 않은 귀족의 자제를 말하는 단어 [본문으로]
- 혹은 샤미센三味線 [본문으로]
- 하치카츠키를 죽이려고 한 중장의 칼에 바리때가 부서졌다고 묘사하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모티프 > 신화 종교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의 신 와타츠미 綿津見와 토요타마히메豊玉姫 , 타마요리히메玉依姫 (2) 2013.08.10 물의 요정 루살카 Русалка (2) 2013.08.09 일촌법사 一寸法師 (0) 2013.07.28 토리노이와쿠스후네노 카미鳥之石楠船神 (0) 2013.07.15 긍갈라 矜羯羅 (3)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