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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반키 赤蛮奇의 모티브 로쿠로쿠비 ろくろ首 · 轆轤首 (누케쿠비抜け首)모토네타-게임( 동방 프로젝트 )/◎ th14 휘침성 2013. 6. 1. 04:38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의 화도백귀야행画図百鬼夜行 비두만飛頭蛮 1
카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호쿠사이망가北斎漫画 로쿠로쿠비轆轤首로쿠로쿠비ろくろ首 · 轆轤首는 아시다시피 목이 느으을어나거나 목만 돌아다니는 꽤나 그로테스크한 요괴입니다. 대체로 목이 느으을어나는 경우로만 한정되어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쿠로쿠비에 대한 이야기로 가장 유명한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의 괴담Kwaidan는 목만 날라다니는 로쿠로쿠비만 나옵니다. 2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 년 전, 큐슈九州의 키쿠치菊池라고 하는 훌륭한 집안의 가신중에 이소가이 헤이다자에몽 타케츠라磯貝平太左衞門武連라고 하는 사무라이가 있었습니다. 이소가이는 대대로 검이면 검, 활이면 활, 창이면 창 하나도 모자람이 없이 훌륭한 무사 집안답게 무술도 훌륭하고 에이쿄우의 난永享の乱때 혁혁한 공을 세워 이름을 날렸습니다.
허망케도 키쿠치 가문은 몰락해 이소가이는 주군 없는 몸이 되어, 다른 주군을 모실 바에 출가하기로 하여 머리를 깎아 이름을 카이료우囘龍라 바꾸어 행각승行脚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카이노 쿠니甲斐国 3 어느 산속을 걷던차 해가 저물었습니다. 주변에는 마을도 인적도 없어 카이료우는 노숙을 준비하는데, 4
도끼와 땔감을 든 남성이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그 남성은 별 사람다보겠다는 놀란 얼굴로 "여기는 온갖 것들이 나오는 곳입니다. 두렵지 않습니까?" 카이료우는 "나는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수행하는 몸으로 짐승 먹잇감은 되지 않을 겁니다. 뭐, 사람을 홀리는 여우나 너구리가 나온다고 해도 문제가 없고 되려 명상에는 딱 좋으니 말입니다." 남자는 "스님은 참 대담하신 분이시로군요. 하지만 여기는 뒤숭숭한 이야기가 많은 곳으로 비록 허름하고 누추한 곳이지만, 저희 집에 가시지 않겠습니까? 지붕도 있고 변변찮지만, 식사라도 대접하겠습니다." 라며 간절히 제안하니 카이료우는 그 남자를 따라 허름한 초가집에 도착했습니다.
초가집에 들어가 보니 4명의 남녀가 있었는데, 허름한 차림이지만 카이료우를 예의 바르게 인사를 올리는 모습에 '참 예의 바른 양반들이다. 예전에 어디서 배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대장 격으로 보이는 남성(안내한 나무꾼)에게 물어보니 그들 또한 카이료우처럼 영락한 무사이며 길 잃은 나그네를 돕고 있다고 하니 아! 이 얼마나 훌륭한 마음가짐입니까?
카이료우는 그들을 위해 과거의 죄를 끊고 앞으로 형편이 좋아지길 기원하며 밤새 독경을 해주기로 합니다. 밤이 깊어 풀벌레 울음소리만 울려 퍼질 무렵, 목이 말라 잠시 물을 마시고 오는김에 그네들을 보는데 모두 목이 잘려나가 있지 않겠습니까? 무사이고 전공을 쌓은 카이료우도 목이 흔적도 없이 잘려나간 사람들을 보니 놀랄따름이었습니다.
잘 살펴보보니 목을 벤 흔적도 없고, 흘린 피도 없으니 카이료우는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홀린 것이 아니면 로쿠로쿠비의 집에 들어온 것이겠구나. 수신기搜神記라는 책에서 말하길 로쿠로쿠비의 몸뚱아리를 다른 곳에 옮겨두면 머리가 원래 몸에 두 번 다시 붙지 못한다고 했지. 게다가 머리가 붙으려 왔을 적에 몸이 옮겨져 없으면 죽게 되니 공포에 질려 머리가 세 번 땅에 떨어져 공처럼 튀다가 죽는다고 했었지. 정말 로쿠로쿠비라면 수신기에 적힌 대로 해도 문제가 없겠지."
카이료우는 몸집이 큰 몸뚱어리를 집 밖에 숨겨두고 몸을 감추자 나무 위에서 귀를 날개 삼아 머리가 날아다니는 5개 대가리가 나타났습니다. 나무 주위 날벌레를 잡아먹는 등 이런저런 짓을 하다가 "내가 말을 잘못해서 살 오른 중놈을 못 먹을 뻔 했네. 하지만 조금 있으면 아침이니까 분명 자고 있을 꺼야. 누가 가서 상황 좀 보고 와라." 라고 하자 여자 대가리가 박쥐처럼 날갯짓을 하고 초가집에 들어갔다가 오더니 날카로운 소리로 "그 땡중 놈은 보이지 않고 주인님 몸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라 외쳤습니다.
그걸 들은 대장 격 대가리는 "이제 몸과 합체할 수 없어 죽을 수밖에 없다. 이는 분명 그 땡중이 했을 거야. 죽기 전에 그 땡중을 잡아 족치겠어. 그래 저기 있구나! 저놈을 잡아 족치자."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섯 대가리가 카이료우를 덮쳤습니다. 하지만, 카이료우는 한때 무공까지 세운 몸. 가지를 몽둥이 삼아 대가리를 마구 내리쳐 네 개의 대가리를 쫓아냈습니다. 대장 격 대가리는 끈질기게 달려들다가 소매를 물고는 늘어졌습니다.
카이료우가 다시 집에 들어가 보니 멍과 피투성이 머리가 몸에 달라붙더니 "으악. 땡중이다!"라며 숲으로 도망쳐버렸습니다. 해가 뜨자 카이료우는 다시금 수행 길에 올랐습니다. 떼어내려고 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소매를 문 머리와 함께 말이죠.
시나노노 쿠니信濃国 스와諏訪에 이르렀을 때에 소매에 대롱대롱 매달린 머리는 여러모로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그걸 본 여자들은 정신을 잃고,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별 미친 땡중이 나타났다며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미친 땡중이 사람을 죽여놓고 머리만 소매에 매달고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포리捕吏 5가 카이료우를 포박하였습니다. 6
다음날 재판관이 심문을 시작하자 카이료우는 요괴를 만나고, 로쿠로쿠비가 덤벼들어 처리하다가 이리하였다. 라고 변호를 하던 차에 어이가 없어 껄껄 웃고 맙니다. 재판관들은 저 중이 우리를 우롱하려 드는구나.라며 처형하려고 하는데 늙은 재판관이 다른 재판관들을 일단 진정시키고는 목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 머리 목덜미즈음엔 기묘한 붉은 자국이 있었고 목은 칼로 잘랐다기보다는 낙엽이 줄기에서 떨어진 모양새였습니다. 이걸 지적한 늙은 재판관은 이어서 "이건 로쿠로쿠비야. 중국의 남방이물지南方異物志라는 책에서 로쿠로쿠비는 목덜미에 붉은 자국이 있다고 했네. 여기 이 목덜미에도 그런 붉은 자국이 있고, 카이노 쿠니 산중에 로쿠로쿠비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라며 카이료우를 무죄방면으로 풀어줍니다.
게다가 카이료우의 속명俗名인 이소가이 헤이다자에몽 타케츠라 7磯貝平太左衞門武連를 알게 되자 시나노노 쿠니의 다이묘大名에게 데려갔습니다. 다이묘는 그에게 극진한 환영과 대접을 그리고 엄청난 포상을 내렸습니다. 전국에 이름을 떨친 무사고 평소 마음에 들어했던 차에 요괴까지 퇴치했으니까요.
스와를 떠난 지 이틀이 지났을까 카이료우는 노상강도를 만났습니다. 입은 옷 전부 벗으라는 강도의 말에 순순히 벗어주었습니다. 이 노상강도라는 자도 카이료우 못지않게 대담 무쌍한 작자이지만 스님 소매에 웬 대가리가 달린 것에 기겁했습니다.
"넌 그러고도 중인가? 난 노상강도 짓을 하지만, 더 사악하고 극악한 자일세? 이 목은 겁주기 딱 맞으니까 되려 내가 돈도 주고 옷도 주지." 카이료우는 크게 웃고는 "뭐 달라면 주겠지만, 이건 사람 머리가 아니라 요괴의 머리라고 이걸 가져가서 번거로운 일이 생겨도 난 모른단 말이야. 돈까지 주고 요괴 목을 사려고 하다니 미친놈이로군." 그리하야 카이료우는 수행 길에 올랐다고 하며,
강도는 한동안 요괴인척하며 재미 좀 보았지만 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후. '죽은 요괴지만 나에게 재앙을 내릴지도 모른다. 목을 원래 있던 곳에 묻어주자.'라는 기특한 마음을 가져 로쿠로쿠비의 오두막까지 찾아가 목을 파묻곤 묘석을 세우고 제사까지 지냈다고 합니다.
어느 호사가의 말에 따르면, 지금도 로쿠로쿠비의 무덤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Kwaidan ろくろ首
로쿠로쿠비에서 말하듯 로쿠로쿠비는 일본 독자적 요괴가 아니라 중국에서 개념이 건너온 요괴로 추정됩니다. 중국에선 비두만飛頭蛮이라고 부르는 요괴가 있습니다. 로쿠로쿠비의 유래죠.
진秦 나라 때 남쪽에 낙두민落頭民이라는 인종이 있었다. 그 머리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다. 그 인종은 충락蟲落이라고 하는 일종의 특수한 축제를 연다. 이 충락을 본떠 낙두민이라 부르게 되었다.
삼국시대 오吳 나라 장군 주환朱桓에게는 여종이 있었는데, 그 여종은 밤에 잠을 자면 목이 빠져나와 개구멍이나 창문으로 나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그 목이 날 때에는 귀가 날개가 된다고 한다. 곁에 자던 사람이 기괴하다고 생각해 일어나 잠자리를 비추어보면 머리가 없는 몸을 발견하게 된다. 그 몸은 평상시보다 차갑다.
그래서 그 몸에 이불을 덮어두면 새벽에 머리가 되돌아와도 이불로 몸이 가려져 찾지 못해 되돌아오지 못하게 되어, 머리가 몇 번이나 땅에 떨어져 숨도 가빠지고 금방 죽을 것 같아서 재빨리 이불을 벗기면 머리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일이 밤마다 되풀이되는데도 낮에는 보통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기괴한 일이라 장군도 그대로 둘 수가 없어 휴가를 주어 멀리 보내었다. 그런데 그것은 그 여자에게는 천성이라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남방에 출정한 장군들은 종종 이런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 시험 삼아 구리 쟁반을 머리가 없는 목에 얹어두었더니 머리는 되돌아오지 못해 그 여자는 죽어버렸다고 한다.
송宋 나라에 쓰여진 소설집 태평광기太平廣記에서는 비두료飛頭獠로 실려있습니다.
비두료飛頭獠
(상략)링남嶺南 계곡 동굴 안을 오가는 비두飛頭 , 비두료자飛頭獠子라고 부르는 자가 있다. 머리가 날아오르기 하루 전. 목덜미에 붉은 실을 두른 것과 같은 자국이 나타난다. 그 사람은 밤에 병을 앓는 것과 같이 되어 처자가 간호하게 된다. 머리가 몸에서 떨어지게 되어 낭떠러지나 갯뻘로 가, 게나 지렁이 따위를 잡아먹는다. 새벽이 되면 날아서 돌아오는데 꿈을 꾼 것으로 여기며 배가 부르다고 한다.
범승보살 승우가 말하길? 사파국闍婆國 9에는 비두가 있다. 그 사람은 눈에 눈동자가 없으며 (중략) 남쪽에 낙민落民은 그 머리가 날아다닌다고 한다. 그 사당에서 하는 것을 충락蟲落이라고 한다. 부족을 낙민에서 부르는 데서 유래한다.
왕자년습유王子年拾遺에서 "한漢 나라 무제武帝 시절 남쪽에 몸이 해체된 자가 나타났다. 머리는 남쪽으로 날아갔다. 왼손은 동해로, 오른손은 서해로 날아갔다. 날이 저물자 머리는 어깨 위로 되돌아왔다. 양손은 질풍을 만나 바다에 표류하게 되었다. 출전-유양잡조酉陽雜俎 10
飛頭獠
(상략)嶺南溪洞中,往往有飛頭者,故有「飛頭獠子」之號。頭飛一日前,頸有痕,匝項如紅縷,妻子遂看守之。其人及夜,狀如病,頭忽離身而去,乃于岸泥,尋蟹蚓之類食之。將曉飛還,如夢覺,其腹實矣。
梵僧菩薩勝又言:「闍婆國中有飛頭者,其人無目瞳子。(중략)「南方落民,其頭能飛。其欲所祠,名曰蟲落,因號落民。昔朱桓有一婢,其頭夜飛。」
《王子年拾遺》言:「漢武時,因墀國有南方有解形之民,能先使頭飛南海。左手飛東海,右手飛西海。至暮,頭還肩上,兩手遇疾風,飄于海外。(出《酉陽雜俎》
일본에서는 로쿠로쿠비를 아주 오래전부터 목만 날아다니며 벌레따위를 잡아먹는 괴이 비두만이 일본에 전래된 이후 괴이한 존재로서 그 모습이 중국과 차등이 없었지만, 쇄국을 통해 더는 중국의 문화나 영향을 받지 않게 되자 목이 날아다니는 형태에서 목이 늘어나는 요괴로 그 묘사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목만 날아다니는 어찌보면 가장 오래된 이미지의 로쿠로쿠비는 지방에따라 누케구비抜け首라 하여 다른 요괴로 보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으로는 로쿠로쿠비에 속합니다.
에도 시대에 이르러 요괴라는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와 믿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 기류를 탄 요괴입니다. 실지로 머리만 날아다니는 요괴 로쿠로쿠비에서 목이 느으을어나는 요괴 로쿠로쿠비, 뱀이 변한 요괴 로쿠로쿠비, 괴이한 병에 걸려 목이 늘어나게 되어 로쿠로쿠비가 되었다는 괴담, 옆에서 자고 있는데 목이 느으을어나 등의 기름을 핥는 요괴 로쿠로쿠비 등. 중국의 색을 모조리 털어내 일본화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세키반키는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과 비두만 목덜미에 붉은 반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모습을 따온 것이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물론 서양의 듀라한도 빠질 수 없지만, 듀라한은 다른 캐릭터들처럼 서양과 동양에 양존하는 동류의 요괴라는 성격을 위해 따온 면이 크다고 봅니다. 12
이름은
赤 蛮 奇
붉은 (반점이 있는) 비두만(로쿠로쿠비) 요괴 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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