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빛나는 백로 요괴. 아오사기노히青鷺火

 아오사기노히青鷺火^[각주:1]는 에도 시대 중엽부터 유행한 새요괴 중 하나로 밤마다 오래 묵은 버드나무나 매실나무에서 푸른 빛을 내어 이를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놀래켰다고 합니다. 이렇게 빛을 낸다는 점에서 아오사기노히는 불덩어리로 변한다든가, 불을 내뿜는다든가 하는 전승이 내려오는데요. 아오사기노히는 정말로 존재했다기 보다는 홍학이 붉어지는 것처럼 왜가리에게 발광하는 박테리아가 축척되어서 빛이 나는 모습으로 오해해 두려워 요괴로 여겼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름에 들어가는 아오사기青鷺. 즉 백로 중에서도 왜가리^[각주:2]의 일본어입니다. 지방에 따라 해오라기五位鷺라고 여겨, 왜가리 대신 해오라기를 넣어, 고이노히五位の火 내지는 고이노히카리五位の光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왜가리는 신의 사자로 여겨지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중략) 요즈음에는 왕위도 권위를 잃고 그 무게가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교지를 읽으면 마른 초목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며 날아가는 새도 순종하였다고 한다. 옛날에 있었던 일인데, 다이고 천황이 궁내 신센엔神泉苑[각주:3] 에 행차하셨다가 연못가에 백로(해오라기)가 있는 것을 보고 육위六位 벼슬을 하는 신하에게 "저기 있는 백로를 잡아오라"라고 명을 내리셨다. 신하는 속으로 백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몰라 난감했으나, 주상의 명이시라 백로가 있는 곳에 갔다. 백로가 날개를 추스려 날아가려고 하자 "어명이다."라고 외치자 백로는 엎드려 날아가지 않았다. 이를 붙잡아 가져가자 주상은 "네가 어명이라는 말을 받들어 따라 날아가지 않으니 참으로 영특하도다. 즉시 오위에 봉하도록 하라."라며 백로를 오위에 봉하였다. 그리고 (그) 백로에게는 오늘부터 백로들의 왕으로 명한다는 표찰을 직접 써 목에 걸어준 다음 날려보냈다. 백로를 잡아오라고 했던 것은 어디 쓸 데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군왕의 권위가 어떠한지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셨다.[각주:4]

この世こそ王位も無下に軽けれ。昔は宣旨を向かつて読みければ、枯れたる草木も忽ちに花咲き実生り、飛ぶ鳥も従ひき。 近比の事ぞかし。延喜御門、神泉苑へ行幸成つて、池の汀に鷺の居たりけるを、六位を召して。「あの鷺取りて参れ」と仰せければ、いかが取らんとは思ひけれども、綸言なれば歩み向かふ。鷺も羽繕ひして立たんとす。「宣旨ぞ。」と仰すれば、平んで飛び去らず。即ち、これを取つて参らせたり。ければ、「汝が宣旨に従ひて、参りたるこそ神妙なれ。やがて五位に成せ」とて、鷺を五位にぞ成されける。今日より後、鷺の中の王たるべしといふ御札を遊ばいて、首に付けて放たせ給ふ。全くこれは鷺の御料にはあらず、ただ王威のほどを知ろし召さんが為なり。

신센엔神泉苑은 본래 위 각주에서 간단히 설명한 것 처럼 왕의 개인적인 정원으로 거기서 놀거나 연회를 벌이기도 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일본서기 중 52대 사가嵯峨天皇 시절인 812년 기록에서 꽃놀이를 즐기는 연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어, 아무리 못해도 8세기부터 이미 꽃놀이花見가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9세기 초부터 정원에 있는 연못에는 선녀용왕善女龍王 이라고 하는 팔대용왕 중 하나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생겨나, 이 곳을 단순히 연회장소나 전용 정원으로 쓰기보다는 크게 가뭄이 들떄 법회를 열기 시작해 절로 바뀌었습니다.  헤이케모노가타리平家物語의 주요 인물인 미나모토 요시츠네源義経와 시즈카 고젠静御前이 처음 만난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각주:5]

왜가리가 오래 묵으면,  밤 중에 날아다닐 때에는 반드시 그 날개는 밝게 빛난다. 눈이 이글거리고, 부리가 뾰족한 것이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青鷺の年を経しは、夜飛ときはかならず其羽ひかるもの也。目の光に映じ、嘴とがりてすさまじきと也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의 금석화도속백귀今昔画図続百鬼^[각주:6] 中 青鷺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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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오사기노비'라고도 [본문으로]
2. 백로白鷺는 황새목 왜과리과의 총칭입니다. [본문으로]
3. 신천원. 본래는 헤이안 시대 궁 바로 옆에 조성된 천황만을 위한 정원이었다. [본문으로]
4. 오찬욱씨가 번역하신 헤이케 이야기를 참조 [본문으로]
5. https://ja.wikipedia.org/wiki/%E3%83%95%E3%82%A1%E3%82%A4%E3%83%AB:Aosagibi.jpg [본문으로]
6. 콘쟈쿠가즈조쿠햣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