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프/유래 역사 관련

존칭 여사의 유래와 자리잡게 된 배경

R.I.P 2017. 11. 10. 23:58

종종 결혼한 여성이나 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분을 높여 부르고자, 이름이나 성 뒤에 혹은 단독으로 여사女史(님)이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근래에는 한겨례에서 김정숙 영부인께 여사를 붙인다 안붙인다 해서 정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분개해하셨기도 했죠. 이렇듯 현재 한국어에서 여사는 보통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권위 있는 여성분의 존칭으로 붙는 말입니다.

 

이 여사님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쓰던 말로 일제시대를 통해 건너와 자리 잡은 말입니다. 일제시대 이전 우리나라에서 여사女史란 주례周禮에 나오는 여성 관리명이었습니다. 주周나라와 여러 제후국이 생긴 이후로 중국에는 주나라의 국가의례와 제도 그 자체를 도입하거나 이를 조금씩 수정한 것을 나라의 법도로 삼았습니다. 이 주례에는 女史라고 하는 여성 벼슬아치 직책이 나오는데요.

 

 

여사는 8명이며, (여사의)하인은 16명이다. 라고 하고 여기에 주석으로 여자 노예 중에서 글에 밝은 이들이다女奴曉書者라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즉, 본래의 여사란 한자 구성 그대로 여성女 벼슬아치史였던 거죠. 시간이 흐르면서 여자 노예가 아닌 일반 여성중에서 뽑게 변하였고 조선시대에서도 여사를 뽑았습니다.


일본 5000엔 지폐에 실린 히구치 이치요우


요사노 아키코

 

그런데 이 여사라는 단어는 중국의 다양한 문물과 함께 일본에 건너갔는데요.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키 재보기たけくらべ의 히구치 이치요우樋口一葉 씨, 그대 죽지 말지어다君死にたまふことなかれ의 요사노 아키코与謝野晶子 씨와 같이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서, 女史를 발굴해 '학식과 상식이 풍부한 여성'이라는 뜻을 부여해 그들을 높여 부르는 경칭으로 사용합니다.

 

 

이 여사女史라는 표현은 일제시대를 통해 여성의 경칭으로 안착합니다. 여성의 경칭으로 자리잡은 여사는 해방 이후에도 여성의 최고 경칭으로 사용됩니다. 단순히 신문이나 뉴스상 경칭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여사님이라는 표현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종종 女史를 女士라 쓰는 사람도 있는데, 女史의 오기가 대다수이며, 아주 간혹 여사의 유래에 대한 반발심 내지는 청나라 이후 중국어에서 술집여성을 의미하는 것을 피하고자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많은 경칭들이 그러하듯 비아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경칭인 여사'의 고향인 일본에서는 '여성을 강조하는 것은 차별이다'라는 의견이 대두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여사를 여성의 경칭이 아닌 멸시용어蔑視用語/성차별용어性差別用語로 보아서(記者ハンドブック第8版, 1997) 뉴스나 기사 외로는 사용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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