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프/유래 역사 관련

가리비는 일본어로 돛단배?

R.I.P 2017. 9. 7. 18:06

 일본에서 가리비는 호타테가이ホタテガイ라고 부르는데요. 한자로는 帆立貝라 씁니다. 돛帆을 단立 조개貝라는 말인데요. 옛날 일본인들은 가리비가 입을 벌리면 돛단배가 순풍을 받은 것 같은 형상이 되고 그렇게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한다고 여겨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 껍질은 배와 같고, 다른 한 껍질은 돛과 같으니, 바람을 타고 달린다. 그렇기에 호타테가이라 명명했다.

 一殻は舟のごとく、一殻は帆のごとくし、風に乗じて走る。故に帆立蛤と名づく

 1716년 테리시마 료우안寺島良安이 지은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図絵 권47第四十七巻 개패류介貝류 에서


 중국에서는 가리비 껍데기가 꼭 부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채 조개라는 뜻으로 扇贝[각주:1]이라 씁니다. 일본에서도 가리비를 바다 속 부채海扇라고 쓰는데, 중국에서도 씁니다[각주:2].일본어 海扇을 읽을때는 앞선 帆立貝와 마찬가지로 호타테가이입니다.
 실제 가리비는 입을 벌려 바람이나 파도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껍데기를 열었다가 닫으며 물을 분사하면서 움직이지만요.



 간혹 가리비의 한잣말로 거거車渠(혹은 차거)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건 가리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크고 무거운 대왕조개Tridacna gigas를 말합니다. 대왕조개 껍데기는 불교에서 보물로 보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이 대왕조개 껍데기를 가루 내어 향을 피우기도 한다고 하네요.


 가리비를 검색하다보면, 가리비를 중국에서는 '서시혓바닥'이라는 뜻에서 西施舌이라 부른다더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요. 이는 틀린 말입니다. 중국에서 서시설의 학명은 Mactra antiquata라 보는데, 이 종을 우리는 명주개량조개라 하거든요. 게다가 그 '가리비'라고 하는 조개 西施舌이나 그 조개를 활용한 대표적인 음식 炒西施舌에는 주로 명주개량조개나 바지락 등을 활용한 예가 많이 나옵니다.



  1. 발음은 shànbèi [본문으로]
  2. 발음은 hǎishàn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