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9 00:16




한나라 황제 색을 즐겨 경국을 찾았으나

몇년이고 구해도 구하지 못하였네

양씨 가문에 갓 성숙해진 딸 있어

집안 깊이 길러 아무도 몰랐네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타고난 아름다움이 그냥 묻힐리 없으니

하루아침에 뽑혀 황제 곁에 있게 되었네

한번 눈웃음 치는 애교에

곱게 단장한 여섯 궁전 미녀들 얼굴색 바라내


天生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回眸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顏色 

봄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을 허락받아

부드러운 온천물로 몸을 매끈하게 씻어

시녀들 부축에 연약하기만 한 그 교태에

그때부터 황제의 사랑을 받게 되었네


春寒賜浴華清池,

溫泉水滑洗凝脂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구름머리에 꽃얼굴에 흔들리는 금 장식

부용무늬 휘장 안에서는 따뜻한 봄녘이 깊어가고

짧은 봄 밤을 한탄하지만 해 높이 떠도

황제는 나와 조회를 하지 않았네


雲鬢花顏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총애를 받아 연회에 묶여 한가할 틈도 없이

봄에는 봄놀이 밤에는 잠자리

뛰어난 미모의 후궁 삼천명 있어도

삼천명이 받을 사랑 그녀가 독차지하네


承歡侍宴無閒暇,

春從春遊夜專夜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황금방에서 곱게 단장해 교태로 시중드니

옥루서 잔치가 끝나면 봄기운에 취했네

그녀의 자매형제 모두 봉토를 받아

이제야 그들 가문에 광채가 나니


金屋妝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姊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이를 따라 세상천지 부모마음이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하게 여겼네

화천궁 높이 솟은 구름 속에 들어가

신선들 노래가 바람 타고 여기저기 들려오네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驪宮高處入青雲,

仙樂風飄處處聞

느린 노래와 나른한 춤사위 여운 긴 가락에

황제 넋을 잃고 하루종일 보는데

어양 쪽에서 전쟁 북소리가 들려와

예상우의곡이 놀라 멈추어버렸네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漁陽鼙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

겹겹이 성으로 둘러쌓인 궁궐에도 먼지와 연기가 솟고

수천 수만 병사가 서남으로 가네

천자 깃발이 흔들리며 가다 서다반복하기를

도성 서쪽 밖 백여리에서


九重城闕煙塵生,

千乘萬騎西南行 

翠華搖搖行復止,

西出都門百餘里

군사들 양귀비를 죽어라 라며 멈추니

양귀비는 뭄을 뒤틀어 군마 앞에서 죽었네

땅에 떨어진 꽃비녀 줍는 이 없고

취교 금작 옥소두도 땅에 떨어졌네


六軍不發無奈何,

宛轉蛾眉馬前死 

花鈿委地無人收,

翠翹金雀玉搔頭

황제 얼굴 가린 채 구하지 못해

차마 돌린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네

누런 먼지가 일고 바람 쓸쓸히 불어

구름 걸린 검각산을 오르는데


君王掩面救不得,

回看血淚相和流 

黃埃散漫風蕭索,

雲棧縈紆登劍閣

아미산 아래 오고가는 이 없어

천자깃발 빛을 잃고 햇빛도 희미하네

촉강은 맑게 흐르고 촉산은 푸르건만

황제 아침이고 밤이고 그녀를 기리네


峨嵋山下少人行,

旌旗無光日色薄 

蜀江水碧蜀山青,

聖主朝朝暮暮情

행궁에서 보는 달에 절로 가슴 아파오고

밤비에 섞여 들려오는 애끊는 방울소리

천하정세가 변해 환궁하는 길에

그녀가 죽은 곳에서 발을 뗄 수가 없었네


行宮見月傷心色,

夜雨聞鈴腸斷聲 

天旋地轉迴龍馭,

到此躊躇不能去

귀비 쓰러져 죽은 진흙더미 속에

고운 얼굴은 어디가고 죽은 흔적만 있네

황제와 신하 서로 보고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고

도성 동쪽문을 향해 말을 서두르니


馬嵬坡下泥土中,

不見玉顏空死處 

君臣相顧盡沾衣,

東望都門信馬歸

태액지 부용도 미양궁 버들도

돌아와 본 정원은 다를 바 없는데

부용은 양귀비 얼굴을, 버들은 눈썹을 닮은듯

이들을 대하고 어찌 눈물 아니흘리리


歸來池苑皆依舊,

太液芙蓉未央柳 

芙蓉如面柳如眉,

對此如何不淚垂 

봄바람에 복숭아 살구꽃 피고

가을비에 젖은 오동잎 떨어지고

서궁과 남원에 가을풀 우거지고

낙옆이 섬돌 덮어도 쓸어낼 이가 없네


春風桃李花開日,

秋雨梧桐葉落時 

西宮南內多秋草,

落葉滿階紅不掃 

이원의 제자들은 백발이 무성해지고

양귀비 시중들던 미녀들도 늙었네

반딧불이 노니는 저녁 궁은 더욱 처량해

등불 심지 다 타도록 외로워 잠들지 못하니


梨園弟子白髮新,

椒房阿監青娥老 

夕殿螢飛思悄然,

孤燈挑盡未成眠

더딘 북소리와 종소리에 밤 깊은줄 이제 알았네

은하수 빛나며 새벽이 다가오는데

원앙 기와에 서리꽃이 내려앉아도

비취 이불 함께 덮을 이 없어 싸늘하기만 하니


遲遲鐘鼓初長夜,

耿耿星河欲曙天 

鴛鴦瓦冷霜華重,

翡翠衾寒誰與共

생사를 달리한지 아득하여 몇년이 흘렀는데

꿈에서도 그 혼백을 만날 수 없네

임공에 있는 도사가 도읍에 있는데

정성을 다하면 혼백을 부른다고 하네


悠悠生死別經年,

魂魄不曾來入夢 

臨邛道士鴻都客,

能以精誠致魂魄

양귀비 그리워 잠못드는 황제를 위해

방사를 시켜 양귀비 혼백을 찾게하네

허공을 가르고 번개처럼 내달려

하늘 높게 오르고 땅까지 두루 찾기를


為感君王輾轉思,

遂教方士殷勤覓 

排空馭氣奔如電,

昇天入地求之遍

위로는 벽락 아래로는 황천

모두 망망할 뿐 보이지 않네

홀연 소문에 바다에 뜬 선산이 있는데

그 산은 아득한 허공 먼 곳에 있고


上窮碧落下黃泉,

兩處茫茫皆不見 

忽聞海上有仙山,

山在虛無縹緲間

영롱한 오색 구름 이는 누각에

절세미인 선녀들이 사는데

그 중에 태진이라는 선녀 있어

흰 살결 고운 얼굴이 양귀비 같다네


樓閣玲瓏五雲起,

其中綽約多仙子 

中有一人字太真,

雪膚花貌參差是

황금 대궐 서쪽 방 옥문을 두드려

여종 소옥에게 쌍성에게 이를 전하라 하니

한황제 사자가 왔다는 말에

화려한 장막 속에서 자던 혼이 놀라


金闕西廂叩玉扃,

轉教小玉報雙成 

聞道漢家天子使,

九華帳裏夢魂驚

옷을 들고 베개 밀며 일어나 서성이더니

구슬발과 은 병풍이 열려 그 모습 보이니

반쯤 잠에 깨어 구름머리 반쯤 드리우고

머리장식 미쳐 못 고친채 당으로 내려왔네


攬衣推枕起徘徊,

珠箔銀屏迤邐開 

雲髻半偏新睡覺,

花冠不整下堂來

바람부는대로 나부끼는 소맷자락

예상우무를 추던 그 모습 같네

옥같은 얼굴 수심 돌아 눈물 방울지니

활짝 핀 배꽃 한가지가 봄비에 젖은 듯


風吹仙袂飄飄舉,

猶似霓裳羽衣舞 

玉容寂寞淚闌干,

梨花一枝春帶雨

정어린 눈길을 돌려 황제에게 말하길

헤어진 뒤 옥음과 용안 뵙지 못하고

소양전에서 받던 은총도 끊기고

봉래궁에서 보낸 세월이 오래인데


含情凝睇謝君王

一別音容兩渺茫 

昭陽殿裏恩愛絕

蓬萊宮中日月長

고개 돌려 아래 인간세상을 내려보아도

짙은 먼지와 안개로 장안은 보이지 않고

오래 지녔던 물건으로 정을 표하려니

자개 상자와 금비녀를 보내려 합니다


回頭下望人寰處

不見長安見塵霧 

唯將舊物表深情

鈿合金釵寄將去

비녀는 반쪽씩 상자는 한쪽씩

황금 비녀 토막내고 자개 상자 나누어

두마음이 이처럼 견고해 변치 않는다면

천상이든 이승이든 다시 보게 될지니


釵留一股合一扇,

釵擘黃金合分鈿 

但教心似金鈿堅

天上人間會相見

헤어질 즈음 간곡히 거듭하며 하는 말이

두 마음만이 아는 맹세의 말 있으니

칠월칠석 장생전에서

인적없는 깊은 밤 속삭이셨던 말


臨別殷勤重寄詞

詞中有誓兩心知 

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

천지 영원하다해도 다할 날 있겠지만

이 한 끊기지 않으리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為連理枝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絕期


백거이白居易 장한가長恨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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