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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용돌이 모기향 蚊取線香의 유래
    모티프/유래 역사 관련 2015. 9. 14. 20:25

     

     

    여름철만 되면 으레 어느 집이던 하나씩 구비하고 있는 뱅뱅 돌거나 콘센트에 꽂는 모기향을 꺼내 밤마다 피우곤 하는데요. 이런 모기향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동북아시아에서는 대체로 쑥이나 삼나무나 소나무 잎을 따다가 그걸 불을 피워 나는 향으로 모기를 쫓았습니다. 어르신 분들이나 캠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거나 한번쯤 피워보신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일본도 그러한데요. 모기를 쫓아 피우는 이러한 행위를 카야리비蚊遣り火 · 蚊遣火라 불렀습니다. 19세기 우에야마 에이이치로우上山英一郎가 카야리비에 구충효과가 있는 꽃을 도입해 만든 카토리센코우蚊取線香[각주:1]가 지금 사용하는 연기로 모기를 내쫓는 모기향의 유래입니다.

     

     

     우에야마는 귤농가에서 태어나 지금의 게이오 대학의 전신인 게이오기쥬쿠慶應義塾에 다녔는데 큰 병이 들어 학업의 꿈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는데, 1885년 경 서양인들 눈에 보기엔 진귀하고 특이한 일본 자생 식물들을 구미에 팔던 서양인 유통업자가 게이오기쥬쿠의 학원장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소개장을 들고 우에야마네 귤농장에 찾아오게 됩니다.

    우에야마는 유통업자에게 대나무, 당종려같이 서양인들 눈에 참으로 신기해보이는 식물들을 알려주고, 그 답례로 중동이나 유럽에서 벌레쫓는데 쓰는 제충국Tanacetum cinerariifolium 묘종을 선물 받습니다. 우에야마는 이 묘종 재배를 연구하고 성공해, 1887년에는 일본 각지에 제충국의 벌레 쫓는 효능을 알리며 널리 보급했고, 88년에는 제충국의 효능을 살리고자 제충국을 말려 가루를 내 그걸 태워 모기를 내쫓는데 쓰이는 방법을 창안[각주:2]했습니다.

     

     

    1890년에는 분말은 보관이나 취급이 불편해 고민하던 차 불단에 피우는 향을 보고 '가루를 불단에 피우는 향처럼 만들면 쓸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약 20여cm되는 얇은 봉 형태의 킨쵸우코우金鳥香라고 하는 세계최초 상용모기향을 발명합니다. 

     이 첫 작품은 봉 형태라 타다가 자주 쓰러졌고 온전히 탄다고 해도 40분밖에 가지 못한다는 큰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짧은 지속시간을 늘리기 위해 꽤나 길게 개량한 물건을 선보였지만 너무 길다보니 부러지기 쉽고, 다 타기도전에 꺼저버릴 때도 있었고, 쓰러지기 쉽고 때문에 화재가 날 위험이 더 컸습니다.

     

     

     


     그러던 중 5년 후 우에야마의 아내인 우에야마 유키上山ゆき씨가 창고에서 뱀을 보고 깜짝 놀랐던 던 것에서 따와, 모기향이 봉 형태가 아니라 뱀이 또아리를 트는 것처럼 만들면 어떨까 고안해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모기향의 형태는 또아리 튼 뱀에서 유래한거죠. 모기향이 나선형이 되면서 40분밖에 가지 않았던게 7시간이나 가게 되었습니다.

     1895년 고안되고 1902년 상품화된 나선형 모기향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일본은 물론 세계각지로 퍼져나갑니다. 가격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불만 있으면 어느곳에서도 피울 수 있고 보관과 유통이 편리하니까요. 이 모기향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매년 모기를 쫓아주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건 고무나무 따위의 나무를 가루내어 살충제를 섞어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제충국을 활용해 만드는 오리지날 제작법을 따른 모기향은 2014년 10월에 그 제조가 영원히 끝났습니다. 지금은 살충제나 기타 화합물을 활용해 만듭니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제충국을 활용했다는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에야마 에이치로우가 모기향 유통을 위해 세운 다이니혼죠츄우기쿠大日本除虫菊[각주:3] [각주:4]는 아직도 영업중이며, 우에야마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히로시마広島県 오노미치 시尾道市에 있는 카메모리하치만 신사亀森八幡神社에 딸린 죠츄우기쿠 신사除虫菊神社[각주:5]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각주:6]


    여담으로 일본 미디어매체를 보시면 종종 위 그릇에서 모기향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모기향이 피어오르는 동안 방해받지 않고, 뒷처리 하기 쉽게 만든 것으로 카야리키蚊遣器라고 합니다. 일종의 재떨이죠. 이 카야리키 중 위의 돼지 모양은 따로 카야리부타蚊遣り豚라고 부르는데, 카야리부타는 아무리 일러야 개화기 시기에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시대 배경이 에도나 그 이전인데 카야리부타나 모기향을 피우면 고증오류인겁니다. 마찬가지로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했는데도 모기향이나 선향을 피워 모기를 쫓는 것도 오류가 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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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후 모기향이라 칭함 [본문으로]
    2. 모기향은 그 연기와 향에 있는 성분이 모기의 근육활동을 마비시키면서 모기를 날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원리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3. 1919년 4월 21일 설립 [본문으로]
    4. 로고는 닭.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가 되지 말라, 큰 단체나 나라의 말단이 될바에 작은 단체장이라도 되는 것이 낫다는 말. 계구우후鷄口牛後에서 따옴. [본문으로]
    5. 86년 제충국을 최초로 심은 곳이 인근이라 [본문으로]
    6. https://ja.wikipedia.org/wiki/%E8%9A%8A%E9%81%A3%E5%99%A8#/media/File:Kayaributa01.jpg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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