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종교 관련2013. 7. 28. 01:15
 옛날 옛적에, 그렇게까지는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즈음엔 꽤나 옛날 이야기가 된 이야기입니다.
츠노 쿠니津の国 나니와 마을難波の里[각주:1]에 어느 늙은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40살이 되도록 아이를 얻지 못해 스미요시 신사住吉神社에 참배를 다녔습니다. 스미요시 신사의 신 스미요시 대명신은 매일같이 기도를 올리는 할머니를 가엽게 생각하여 1년 후 할머니가 41살이 되었을 때에 아이를 내려주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참배할 걸 그랬어요 라며 기뻐했고 할아버지도 많이 좋아했습니다. 5개월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서 할머니의 배가 크게 부풀었지만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임신 한지 10개월이 지났을때 산통을 느낀 할머니는 간신히 사내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얼마나 조그마한지 대나무 자로 재어보았더니 일촌一寸[각주:2] 정도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애는 금방 죽는데 이 아이는 커지지는 않지만 건강히 자라 일촌법사一寸法師[각주:3]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여전히 자라지 않으니 신이 어떤 벌로 저런 괴물을 내려준 게 아닐까 생각 했습니다.

 일촌법사가 나이를 먹어 12살 13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크질 않아 며느리가 생기기는 커녕 뒷날이 걱정되어 부부는 일촌법사를 내쫓고 다른 괜찮은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일촌법사는 부모님에게 쫓겨나는 것 보다는 스스로 집을 나가기로 하여, 할머니의 재봉함에서 바늘 하나와 지푸라기 하나를 훔쳐 칼과 칼집으로 하여 허리에 차고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밥그릇[각주:4]과 젓가락을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각주:5]

일촌법사는 스미요시노 우라住吉浦라고 하는 물가에서 밥그릇을 타고 수도를 향해 젓가락을 노 삼아  저었습니다. 토바노 츠鳥羽の津라고 하는 나루터에 도착한 일촌법사는 거기에 배를 버리고 수도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여기는 어디쯤인고 하고 둘러보니 수도 시죠우四条와 고죠우五条라고 하는 수도의 대로였습니다. 일촌법사는 말도 못 할 정도로 그 화려함에 놀랐고, 장안의 화제인 산죠우 재상三条の宰相殿이라고 하는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재상의 집에 들어간 일촌법사는 "이리 오너라"라고 했습니다. 마침 툇마루에 있던 재상은 아무도 없는데 소리가 들려오다니 거 신기하구나라고 여겼습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반응이 없으니 일촌법사는 밟혀 죽지 않도록 조심하며 재상의 게다 아래로 들어간 후 "여봐라"라고 말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신발 밑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나서 발 밑을 보니 거기에 일촌법사가 있어 "거 재미있구나" 라며 일촌법사를 거둬들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일촌법사가 16살이 되었지만 키는 여전히 그대로였습니다. 재상에게는 13살난 딸姫君이 있었는데, 그 아가씨는 매우 아름다워 일촌법사는 한눈에 반해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해 못되먹은 꿍꿍이를 꾸몄습니다. 아가씨 방에 몰래 들어가 아가씨가 자고 있을 적에 죽을 입주변에 묻혀놓고 자신의 밥그릇을 들고 질질 짰습니다.

아가씨가 일촌법사의 죽을 훔쳐먹은 것처럼 보이게 한거죠. 일촌법사가 서럽게 울고 있으니 재상이 와서 "도대체 왜 울고있느냐"라고 물으니 일촌법사는 "아가씨가 제 몫을 모조리 잡수셨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재상은 설마 그랬을까 하고 딸을 보니 정말 입 주변에 죽이 묻어있지 않겠습니까? 화가 잔뜩 난 재상은 "이렇게 행실이 나쁜 딸을 키운 적은 없다. 이 아이를 죽여야겠다"라며 딸을 죽이려 했습니다.

일촌법사는 재빠르게 "아가씨께서 배고프셔서 잡수신 것이니 저는 괜찮습니다."라며 아가씨를 변호했습니다. 하지만 화가 잔뜩 난 재상에게 이정도 변호는 택도 없고 쫓겨날게 눈에 훤하니 속으로는 아가씨가 이젠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온 것과 다름이 없다며 좋아죽을지경이었죠. 아가씨는 아닌밤중에 홍두깨라고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이해하지 못해 그저 어리벙벙했습니다. 

재상은 정말로 화가 나있어서 아가씨는 일촌법사와 같이 집 밖으로 쫓겨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촌법사는 "더 화를 입기 전에 빨리빨리 갑시다"라며 재촉하였고 아가씨는 집에서 쫓겨나는데도 아무도 자신을 붙잡지 않는 것이 야밤에 등불 하나 없이 먼 길을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라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아가씨를 내쫓은 재상은 사람을 보내 딸을 다시 데려오려고 했지만, 엎질러진 물에다가 계모가 딸을 무척이나 미워했었기에 차마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일촌법사는 "이렇게 되었는데 딱히 갈 곳도 없으니 나니와難波[각주:6]로 가죠."라며 배를 타고 온 토바노 츠라는 나루터로 가서 나니와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배는 바람에 떠밀려 이상한 섬에 도착했습니다. 인기척이 없고 음습한 것이 요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그 순간 두 명의 오니가 나타났습니다.

천리 밖도 내다 보는 눈을 가진 오니가 일촌법사를 발견하고는 "저 쪼끄만 놈이 어울리지도 않는 여자를 끼고 있어."라고 하니 붉은 얼굴 오니가 "꼬맹이는 잡아먹고 여자는 아내로 삼자고." 말하곤 일촌법사를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털어 삼켜버렸습니다. 일촌법사는 운 좋게 목구멍을 붙잡아 삼켜지지 않았습니다. 일촌법사는 목구멍에서 코 속으로 들어가 허리에 찬 바늘을 마구 찔러댔습니다. 

빨간 오니는 고막이 찢어질듯한 괴성을 내었습니다. 그리곤 귓구멍으로 도망쳐 나올까 귀를 막았지만 일촌법사는 오니의 눈을 뚫고 뛰어나왔습니다. 오니들은 이런 일촌법사를 무서워해 아까 납치한 아가씨와 훔친 보물들과 뭐든지 가능한 작은 망치打出の小槌[각주:7]와 지팡이 채찍 등등 모든걸 내놓고는 도망쳤습니다. 이 망치는 아까 아가씨를 납치했을 적에 "이 망치는 뭐든지 이루어준단 말이지."라고 아가씨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에 그 망치가 정말로 소원을 이루어지는지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망치를 흔들면서 "키야 커져라아"라고 하니 일촌법사는 이름을 갈아치워야 할정도로 크게 변했습니다. 너무 조그만해서 분간이 안 가던 이목구비도 알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커지고 나서 찬찬히 훑어보니 일촌법사는 사실 매우 훌륭한 미청년이었습니다. 오니와 싸워 지친 일촌법사는 그 다음으로 망치를 두들겨 음식을 나오게 했습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밥이 튀어나왔습니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일이죠.

 일촌법사는 망치를 두들겨 금은보화를 나오게 하곤 아가씨와 같이 수도로 돌아와 고죠五条 대로에 집을 얻어 10일쯤 살았는데 궁중에서 일촌법사를 불렀습니다. 일촌법사가 오니를 퇴치하고 키가 커졌다는 이야기가 궁중에 퍼졌고 일촌법사를 한번 보고 싶었던 왕帝[각주:8]이 불렀던 것이었습니다.

왕은 일촌법사를 보고는 "참으로 아름답고 성품이 훌륭한 청년이로구나"라며 일촌법사의 성품을 칭찬하였습니다. 그리고 혈연을 살펴보니 사실 일촌법사의 아버지는 호리카와堀河의 중납언中納言이라고 하는 자의 자식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망령된 소문으로 시골로 버려져 자란 아이였죠. 어머니는 후시미伏見의 소장少将이라고 하는 자의 아이로 어릴 적에 부모가 일찍 죽어 그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일촌법사는 마음에도 비천한 구석이 없었기에 주상전하께서 경사스럽게도 호리카와의 소장堀河の少将의 후손이라 인정해주었습니다. 일촌법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수도로 불러 극진한 대접을 했습니다. 일촌법사는 중납언으로 출세하게 되었습니다. 마음도 용모도 태어날 적부터 일반인보다 우수했기에 주상께서는 호리카와 일족을 아끼시었습니다. 재상도 일촌법사를 만나고 사위가 된 것을 참으로 기뻐했습니다. 일촌법사는 세 아이를 얻어 영화를 누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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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가장 알려진 오토기조우시御伽草子의 일촌법사一寸法師로 흔히 동화에서 보던 마냥 행복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촌법사는 지방 전승에 따라 내용의 세세한 부분은 다릅니다. 요컨데 일촌법사를 점지해주는 신이 스미요시 대명신이 아니라 관음보살이라든가 일촌법사와 만나는 여자가 재상의 딸이 아니라 근방의 부잣집 딸이라든가 하는 식으로요.

오카야마 현岡山県의 고부지로우五分次郎와 같이 위와 유사한 난쟁이 설화가 많습니다.



2013/08/12 - [동방프로젝트] - 동방휘침성 4면 ~ EX 캐릭터 모티브 추정


  1. 츠노 쿠니는 셋츠노 쿠니摂津国의 다른 말. 지금의 오사카大阪 지방 [본문으로]
  2. 약 3cm [본문으로]
  3. 잇슨보우시イッスンボウシ라고 읽으며,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오야유비타로親指太郎가 있다. [본문으로]
  4. 간혹 삿갓笠 [본문으로]
  5. 아이들용 동화에서는 차마 집에서 쫓겨났다고는 못하니 무사수행차 집을 떠났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6. 지금의 오사카 [본문으로]
  7. 우치데노 코즈치打出の小槌라고 읽는데, 이름대로 소원을 말하며 망치를 두들기면(흔들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요술 망치입니다. [본문으로]
  8. 옛날 이야기에서 왕을 미카도帝라고 표현합니다. 미카도는 궁궐 문 안에 계신 분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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